2020 CES가 막을 내렸다. 매년 1월 첫째 주 Sin City, Las Vegas에서 열리는 전 세계의 얼리어답터, 테크인들이 찾는 대형 이벤트, CES.
이번 CES는 특별했다. 매번 사비를 털어, 휴가를 내 찾던 곳이었지만 올해는 전문가로서 한국의 손님들을 맞았다. 매일경제 CES 참관단의 테크 가이드로 CES를 둘러보았다. 60명 가량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인솔하며 CES 부스를 함께 둘러보고 테크 트렌드를 살폈다.
이제껏 홀로 다니며 둘러보던 때와는 많이 달랐다. 기사를 쓸 때와는 다르게 접근해야 했다. 하나라도 더 자세히 들여다보여주어야 했기에. 사이사이 트렌드를 놓쳐서는 안 되야 했다.
다행히 큰 탈 없이 마쳤다. 그리고 숨을 돌리고 CES2020을 돌아본다.
새 10년을 여는 올해, CES는 아쉬움으로 시작해 새로운 기회로 마감했다고 요약할 수 있겠다.
특별히 눈에 띄는 혁신이 없었고 예년만큼의 인파가 몰리지 않아 관심이 떨어진 것은 아쉬움이다.
덕분에 편안하게 컨벤션센터와 샌즈를 다닐 수 있었던 것은 역설이랄까.
반면, 서막을 엿볼 수 있었다. Connect 그리고 Co-Ex. 화려한 축제의 한 판인 센트럴홀의 디스플레이, 최첨단 기술이 모인 미래 자동차들의 향연 가득한 노스홀은 여전히 볼만했지만 주인공은 아니었다.
사우스홀과 샌즈엑스포에서 빛을 보았다. 그 곳 1, 2층에 모인 다닥다닥 붙은 부스들. 사람들과 부대끼며 걷던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었다.
물론 당연할 수도 있다. 샌즈엑스포에는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모인 유레카파크가 있었다. 사우스홀에서는 드론, AR, VR, Gaming 테크를 볼 수 있었기에 그런 상상들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딱히 꼬집어 뭐라 말할 수 없는 기운이 느껴졌다. 2010년대 FAANG으로 대표되는 거대공룡들, 유니콘들이 찾아 헤매왔던 새로운 먹거리, 혁신, 플랫폼 시도들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리고 새로운 10년, 2020년에 드디어 그 서막이 비춰진 느낌이다.
신기루같은 5G, Big Data, AI, Smarthome, Smartcity로 대표되는 미래 기술도 중요하다. 하나 그보다 더 눈에 띄었던 것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 즉 테크놀로지였다.
물론 CES의 모토 자체가 사람과 커뮤니티를 밝게 만드는 기술의 향연인데 당연한 이야기를 왜 힘주어 하느냐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기대가 꺽인 10년을 되돌아보니 이제서야 무엇이 가까이에서 손 내밀고 있었는지가 느껴졌다. 결국은 ‘사람’ 이었다는 것.
디지털 휴머니즘을 향한 도전. 그것이 엿보인 CES2020에 대해서 차분하게 정리해보려 한다. 기억의 조각들이 더 파편으로 부서지기 전에.
혹시라도 인터넷에 퍼진 이미지와 영상들을 보고 뇌피셜을 써갈길 것이라는 소지를 없애기 위해 투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