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계속 치우고 있다.
책장을. 옷장을. 컴퓨터를.
입지 않던 옷들은 버리고.
작아진 것들은 애들에게 물려주고.
그런데도 아직 옷장에는 한 가득이다. 저걸 치워야 되는데. 미루고 또 미룬다.
책장에 책이 많다. 읽지는 않아도 언젠가는 보겠다며.
때로는 선물을 받기도. 어떤 때는 굳은 의지로 읽겠다고.
추려냈다. 몇 년째 그대로인 것들을. 욕심냈던 것들을.
제목이 화려한 것들도. 자극적인 것들도.
그래도 아직도 책장이 가득하다.
노트북은 시간날 때마다 비운다. 바탕화면에는 휴지통과 미니언들만.
한두어달 귀찮아 냅두었는데. 쓰레기가 가득하다.
밀린 일들을 바탕에 끄집어냈는데. 빨리 처리할라고. 된장이 되었다. 썩었다.
그래서 다 비우고. 버리고.
오랜만에 꺼낸 외장하드는 윙윙거린다. 10여년 사진이 쌓여 있는데. 어쩐다.
이래저래 욕심이 많았나보다. 버리고 비우고. 아직도 많다.
머리 속에는 더 많은 것들이.
언젠가는 쓰겠자. 누군가에게 필요하겠지. 그리 모은 것들이.
귀찮아 처박아 놓은 것들이. 꼴보기가 싫다.
쓰잘데기 없는 과거인 것 같아서,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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