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 [思索]

평균 기대 수명이 100세라면 이제 절반을 향해 간다.
반백, 두번째 삶이 시작된다.
그래서 고민이다. 살아온 날보다 남은 날에 대한 걱정이 크다.
가진 것은 빈약한데 수입은 줄고 써야할 것은 늘고.

화두를 던지고 끄적거리고 딴 짓 하다보니 일주일이 흘렀다.
그 사이 고향은 물 폭탄을 맞았다.
한 해 농사가 망쳐진 논밭을 바라보는 농부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안타깝다.
가족을 잃은 절규는 가슴에 저민다. 부모의 유골함을 든 자녀의 허무한 표정은 깊이 박힌다.
그러나. 모두가 어려운 이 와중에도 독한 말들을 내뱉는 몇몇 인간들의 사악함에 진저리를 친다.

사는게 이리도 어렵고 복잡한 것 알았더라면 나이를 먹지 말 것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잡쓰레기들의 거친 숨결이 짜증난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미디어들의 자극적인 한 줄 한 줄은 폭발하게 만든다.
어쩔 수 없는 시대. 할 수 있는 것보다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 시대.
나 하나만이라도 상식적으로 살아가고 싶은 마음은 욕심일까?

살고 싶다? 아니. 잘 살아가고 싶다. 숨을 쉬는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이고 싶다. 욕심이 있다면 나의 마지막 순간은 기억에 없었으면 한다.
잠을 자고 눈을 뜨지 못하는 그런 마지막.
전생에 나라를 구해야만 받을 수 있는 축복.
욕심내는 김에 하나 더 하자면 남은 육신은 그저 땅으로 물로 흩어지기를.

이런 저런 생각이 하나씩 둘씩 늘어가는 날들이다.
찬란한 꿈을 꾸던 시간들을 지나 이제는 마지막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버텨간다. 준비한다.
슬프지 않다. 외롭지도 않다. 그저 왔으니 가야 하는 진리에 순응하는 것일 뿐.
잘 준비해야겠다. 그 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서 사색이 필요한 순간이다. 매 순간.
어영부영 시간을 버리지 않기 위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한눈 팔며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아깝다.
왜 이제서야 느끼게 되고 깨닫게 되었을까 싶지만.
그나마 늦지 않은 시간에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에 감사한다.

고맙다.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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