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아이들 봄방학이 3월 중순.
그때부터였다. 격리가 시작됐다.
봄방학이 끝난 3월말, Lock Down이 발동됐다.
그리고 어언 5개월. 일상이 변했다.
처음엔 무념무상이었다.
그리 심각한 줄도 몰랐다.
갑자기 아마존 오더가 늘었다. 행복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집 밖에 나가지 않았다.
아니 책상 곁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컴퓨터 옆.
실업급여를 신청했는데 감감무소식이었다.
대신 신청해 준 사람은 바로 나오던데. 가계에 도움이 되야 할텐데.
와이프는 근무시간이 줄었다. 월급이 깍였다.
재난지원금은 예정대로 나왔다.
집 주인에게 사정을 설명해 렌트비를 조금 줄였다.
일상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같이 있었다.
짜증이 늘었다. 녀석들 청소도 안 하고. 과자 부스러기가 널리고.
때마다 밥 먹이는 것도 일이다. 매일 다른 메뉴로 점심을.
그나마 저녁은 엄마가
유튜브를 보는 게 일과다. 재미난 드라마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리저리 클릭하다 하루를 마쳤다.
유튜브는 나의 스타일대로 추천해주었다.
어느새 한국 시사, 정치 관련 영상들이 꽉 차 있었다. 이런 된장.
나의 관심사가 정치라니, 그것도 한국의.
사람도 만나지 않고. 전화도 없이.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흘렀다.
어느새 무감각해진다.
만남이 불필요하다. 살아 있으면 다행이고.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뉴노멀. 일상이 바뀌어간다.
그사이 어머니의 병세가 심각해졌다.
희뿌연 내일. 불확실한 미래.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어디를 향해 가는가.
당최 모르겠다.
알고 싶지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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